지난 30여 년간 한국에는 많은 박물관이 설립되었다. 2021년 기준으로 등록 박물관 수는 900개이고 미술관 수는 271개에 이른다. 약 30년 전인 1993년에는 박물관 101개, 미술관 17개에 불과했으니, 30년 사이에 900%가 성장한 셈이다. 국립 박물관만 보더라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10개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이제 다양한 정부 부처에서 국립 박물관을 신설해 모두 51개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경제나 인구 규모가 큰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적지 않은 수라는 점은 틀림없다.이처럼 경제성장보다 더 빠른 속도로 박물관이
인간의 거주지는 사람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온이나 강수 등의 적절한 기후, 하천과 넓은 평야 등 지형적 조건을 갖춘 곳이 유리하다. 특히 기후조건은 그 지역 거주자들의 의복과 음식, 가옥 등의 의식주 문화를 만들어내고 환경은 생업을 특징짓는다는 점에서 필요충분조건이기도 하다. 육지와 더불어 섬에도 선사시대의 유적이 남아 있어 오래전부터 인간이 거주했고 문화전파의 통로가 되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그러나 지상 최대의 휴양지 몰디브와 팔라우,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 키리바시 등 대표적인 섬나라들이 개발과 지구온난화 등으로 수몰 위
금세기 들어 우리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온 자연재해는 지구온난화이고, 특히 해양의 온난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며 해수면은 극지방의 빙하 손실로 인하여 급상승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온난화는 바다의 수온 상승과 함께 해양 산성화, 저산소 수괴 형성, 영양염 공급 감소 등과 같은 심각한 해양 생태계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로 주성분은 메탄, 아산화질소, 이산화탄소이며, 이산화탄소는 공업 활동과 생물의 호흡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고,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생물의 배설물이나 비료 등의 분해
섬에서 살아가는데 바다의 생물자원은 생명 유지의 기본이 되니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은 ‘물’이다. 최근에는 저수지를 조성한다든지, 육지에서 송수관을 연결하여 물을 보급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물 존재 여부에 따라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유인도와 무인도가 결정되었다.어족자원이 풍부해도 고기를 잡을 방안이 없다면 난감할 것이고, 물이 넘쳐도 담을 수 있는 시설이 없으면 더욱 곤란할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섬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전통지식은 ‘돌의 사용’이다.첫째, 민물과 썰물의 드나듦인 조
지구의 나이는 달의 암석을 이용하거나, 지구에 떨어진 운석을 활용하거나,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의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 등으로 추측한다. 이런 방법을 통해 약 46억 년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인류는 약 400만 년 전 등장했다고 한다. 인류가 등장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는 인류로부터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인류는 등장 이후 지속해서 생존을 위해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자연에서 얻어왔고 이를 활용하였다. 20세기 가장 큰 자원으로 인식되는 석유와 천연가스와 같은 것은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그 이익은
오리엔탈리즘과 한국철학사상 부재론기억을 더듬어 보면 한 번은 들어봤을 테지만, “서세동점(西勢東漸) 시기”라는 말은 어렵다. 게임에 익숙한 세대라면 “대항해시대”라는 말이 더 익숙할 이 시기에 유럽사람이 동양에 대해 상상했던 것을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한다. 오리엔탈리즘은 상반된 두 가지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곧잘 인용되는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이 그렇듯이 낯선 것에 대한 동경을 담고 있는가 하면, 19세기 제국주의자의 식민지배 정당화 논리가 그렇듯이 낯선 것을 비문명적이고 미개한 상태로 보는 계몽주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아직 우리
새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선정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6일 첫 국무회의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이 목표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 살던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이며, 입지적 공간 중 가장 낙후된 섬 지역에 살더라도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복지국가란 국민 전체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사회를 의미하며, 보편적인 시민의 권리(사회권)가 보장되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것으
섬 지역은 기온과 강우, 그리고 해수면의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환경 시스템 중 하나이다. 여러 해외 사례를 통해 확인되는 바, 특히 규모가 작고 사회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섬일수록 돌발적이고 급작스러운 기후 사건을 동반한 평균적 기상 현상 이상으로 큰 영향을 경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 결과이다. 불규칙한 강수량 변화, 가뭄에 의한 담수 자원의 고갈, 습지의 급격한 감소, 일교차 증가 및 연평균 기온의 상승으로 인하여 섬 지역 생태계의 기저를 이루는 산림의 감소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또한 연안에서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해상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하는 사고가 빈번했다. 표류인의 경험담은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기록 중 하나는 홍어장수 문순득(文淳得, 1777~1847)의 『표해시말(漂海始末)』이다. 섬사람 문순득의 경험을 듣고, 섬 유배인 정약전이 남긴 기록이다. 문순득의 표류 경험에 얽힌 역사는 섬이 지닌 공간적 가치를 깨우쳐 주는 좋은 사례가 된다.문순득(文淳得, 1777~1847)은 현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에 살던 상인이었다. 그는 남도 음식의 별미로 알려진 흑산도
서남해 섬에는 어촌계가 성립하기 전부터 ‘똠‧주비‧반‧재건‧통’ 등으로 불리는 해조류 공동채취조직이 있었다. 지역에 따라 신안에서는 ‘똠’, 완도에서는 ‘주비‧통’, 진도에서는 ‘재건’이라고 불리는데, 조직의 형태나 기능은 대체로 유사하여 마을어장의 일정 구간을 점유하고 자연산 해조류를 공동채취‧분배한다. 해조류 공동채취조직의 역사적 시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20세기 이전부터 마을어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전통적 어업공동체로서 오랜 기간 어촌사회를 유지하는 중심축으로 기능해왔다.마을어장을 관할하던 전통적인 어업공동체는
현재 섬과 바다는 글로벌 차원에서 유례없는 위기의 바람과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급격한 ‘섬다움’(islandness)의 변화(change)와 혼돈(chaos)을 겪고 있다. 섬다움이란 곧 섬성(섬性) 또는 섬 정체성(island identity)을 일컫는다. 섬과 바다 세계에 불어닥친 위기의 바람과 변화의 물결에 따라 섬다움의 변화와 혼돈은 예전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섬과 바다가 겪고 있는 여러 위기 중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넘어선 기후 위기(climate crisi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가 열렸다. 그러나 어떤 이는 ‘아직 신축년’이라고 외친다. 음력으로 환산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이렇게 애매한 시기를 제주 사람들은 ‘신구간(新舊間)’이라 부른다. ‘신구간’이란 ‘신구세관교승기간(新舊歲官交承期間)의 준말로, 신구세관이 교대하는 시기를 말한다. 즉 음력 정월을 전후로 하여 집안의 모든 신(神)들이 천상으로 올라가는데, 이 때 옥황상제로부터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는다고 한다. 지상에 신이 머물지 않을 때 제주 사람들은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한다. 이사를 하거나 조상의 무덤을 만지기도 하고
기술과 의미 이미 오래전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인간 소외가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인간 소외는 모든 것들이 화폐나 상품 관계로 치환되어 현실을 구성하는 사회적 관계가 사라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간단히 본래의 목적이나 가치가 사라지고 모든 것이 돈에 의해 평가되고 지배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미국 테슬라 회장인 일론 머스크의 한 마디에 비트코인의 가격이 출렁이고,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에 따라 달러의 가치가 출렁이고, 모순적이게도 모든 경제활동의 출발점이었던 우리의 삶도 따라서 출렁이는 세계를 살고 있다. 기술이나
코로나 팬데믹이 되면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 중 하나는 국경을 기준으로 사람의 이동이 단절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사람이 이동했던 곳도 이제는 그 흐름이 끊긴 곳이 많다. 부산에서 대마도까지는 배를 타도 한 나절에도 다녀올 수 있는 거리지만, 두 곳을 운항하는 배편이 언제 재개될 지는 기약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 국가와 국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고 인식되지만, 부산과 대마도는 50킬로도 채 안되는 거리를 두고 있어 맑은 날에는 상대 지역을 볼 수 있다. 섬은 바다에 의해 단절된 곳이지만 동시에 다른 섬과 대륙으로 가기 위한
최근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 Corp)는 지구 궤도를 돌며 여행하는 우주 관광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존에는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우주선이 하늘과 우주의 경계 고도인 100km 상공에만 근접했다면 이번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은 고도 575km 비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순수 민간인 4명만을 태운 최초의 우주선이라는 점은 여행과 관광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이처럼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언뜻 보면 우리에게 많은
올해 2021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북극의 모든 빙하가 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북극의 빙하가 85억톤이 녹아내려 2019년 20억톤의 빙하가 녹아내린 것에 약 4배가 증가한 것으로 빙하가 가장 작은 크기를 기록하였다.빙하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왜 문제일까? 북극의 빙하와 남극의 빙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씩 다르지만 해수면 상승과 함께 다양한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쳐 태풍, 가뭄,
새로운 건 일상이 아니다뉴노멀(New-Normal), 곧 “새로운 일상”은 어느 날 불쑥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일 년 육 개월 사이에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말이 너무도 익숙해진 것처럼 말이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이 말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관계를 설명하는 보조적 개념으로 활용한 사회적 거리(120-360㎝)는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교롭게도 침방울에 의한 감염을 막는 거리와 일치하기는 해도 방역에는 ‘물리적 거리 두기’가 더 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수산업의 중요성과 역할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이미 바다에서는 농업의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에 상응하는 청색혁명(Blue Revolution)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과 이집트에서 양식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갈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되었다. 그런데 유독 최근에 수산 양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로 식량문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최근 글로벌 수산물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산물 공급이 수요 증가 속도
기후위기를 비롯하여 최근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상황까지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글로벌 이슈가 연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더믹(pandemic) 상황 전·후 국내외 사회의 총체적 변화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뉴노멀(New Norman) 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간의 생활과 문화 전반에 걸쳐 예상할 수 없었던 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가 간 여행과 무역 등에 장애가 생기면서 특히 도서국가의 경제 상황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지구 환경변화에 취약한 도서해양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 소멸, 해양의 해수면 상
최근, 미국 CNN 등 세계의 유수 언론사는 신안의 퍼플교를 한국의 특색 있는 관광지로 소개했다. 퍼플교 인근에는 라벤더와 자목련 등이 피어있고 마을의 지붕 모두가 보라색으로 칠해져있다. 그야말로 보라색 천지이다. 섬에 자생하는 도라지꽃과 자색 고구마에서 영감을 얻어 보라색을 컨셉으로 정했다고 한다. 각종 언론사들의 집중 조명과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지자체 수장과 공무원들이 한껏 고무되어 있는 모양이다. 수익이 늘어난 지역주민도 반기는 눈치다. 공동화되어 가는 섬을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은 분명 성공 사